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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 속 먼지 쌓인 작품 50편↑…韓 영화계 속앓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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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맘마미 작성일24-04-15 22:46 조회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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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의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3일 개봉한 '올빼미'가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며 발군의 성적을 냈지만, 2023년 극장에 걸린 '교섭', '유령', '대외비' 등 굵직한 기대작들이 줄줄이 참패를 맛봤다.

더 큰 문제는 한국 영화가 이 지난한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 스크린에 걸려 있는 '리바운드', '킬링 로맨스' 등은 미국 액션 영화 '존 윅4',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 등에 치여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현재 영화계는 지난 26일 개봉을 확정한 배우 박서준-아이유 주연의 '드림'과 5월 31일 개봉을 확정한 목표한 '범죄도시3'를 바라보고 있다. '극한직업'으로 1626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이병헌 감독의 신작과 시즌1에 이어 시즌2까지 천만 영화를 기록한 '범죄도시3'가 돌아오지만, 한국 영화에 대한 분위기가 차갑게 얼어붙은 상황이라, 업계 역시 이 영화들의 흥행을 낙관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하반기도 안갯속이다. 7월 말-8월 초 개봉할 흥행 기대 영화의 라인업 역시 윤곽이 확실하지 않다. 그나마 영화 제작사 'NEW'가 가장 먼저 일정을 확정했다. 배우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등이 출연한 류승완 감독의 '밀수'가 7월 26일 개봉을 발표하며 자신감 있게 출사표를 던졌다.

이밖의 영화들은 창고에서 빛을 보게 될 날을 고대하고 있다. 일부 영화 관계자들은 이른바 '창고 영화'가 쌓이고 있는 이 상황이 장기적인 한국 영화의 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창고 영화'란 크랭크업을 마친 뒤 1년 이상 극장에 걸리지 못하고 창고에 쌓여 있는 작품을 일컫는다.

현재 크랭크업을 마친 한국 영화는 50여 편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부분 코로나19 시기인 2021년 촬영을 시작해 그 해, 또는 이듬해인 2022년 촬영이 마무리된 작품들이다. 가장 오래된 영화는 배우 김윤석, 배두나, 손석구 주연의 영화 '바이러스'(가제)인데, 2019년 7월 크랭크인에 들어가 2020년 10월 크랭크업 했지만 아직도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

산적해 있는 '창고 영화'가 문제인 가장 큰 이유는 '투자 자본' 때문이다. 이미 제작된 영화의 개봉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면 투자사들은 자본을 회수하지 못하고, 그럴 경우 투자 순환이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에 새로운 영화 제작에 난항을 겪게 되는 것이다. 많은 자본이 필요한 영화판에 돈이 돌지 않으니 영화 발전 속도도 그만큼 더뎌질 수 밖에 없다.

한 영화 관계자는 "'창고 영화'가 쌓이는 현상은 한국 영화의 혈이 막혀 있는 것과 같다. 투자 자본이 투입되고 회수되는 과정이 속도감 있게 이뤄져야 도전적인 영화도 나오고, 블록버스터 영화도 제작할 수 있지 않겠나"라며 "틈새시장을 노리거나, 파격적인 시도를 해서라도 '창고 영화'들이 영화들이 빛을 보고 어느 정도의 수익을 거둘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창고 영화'는 후반 작업과는 별개로 촬영 종료 시점이 개봉과 멀어질 경우 낡은 인상을 주는 탓에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나 주제 의식이 퇴색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시간이 흘러도 촌스럽지 않은 명작들은 그리 많지 않다. 우연히 옛날 영화를 봤을 때 당시에 느꼈던 감동의 기억이 파괴되는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창고 영화들은 흥행 성공보다 참패 사례가 압도적으로 많다. 예외적인 경우도 있겠으나, 신선도가 떨어진 작품들은 관객의 선택을 받지 못할 때가 많다"며 "시대의 흐름이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올드하다고 느낄 수 있고, 심한 경우 이념이나 사상이 충돌하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사상 초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극장이 올스톱 됐던 상황을 겪었기에 단순히 물리적인 시기를 기준으로 창고 영화로 분류하는 것은 곤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최초 계획과는 다르게 작품성이 떨어지거나 완성도가 부족해 개봉이 지연되는 경우에 국한해 '창고 영화'라는 표현을 써야 적합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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