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은 저 나름대로 재능을 가지고 이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내가 존재하는 것은 이 세상이 나의 재능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장자〉에 보면 ‘쓸모없는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 가치 없는 것은 없습니다. 휘어진 나무는 휘어진 대로 가치가 있고, 생채기가 있는 나무는 그대로 가치가 있습니다. 우리가 꼭 궁전의 대들보가 되어야 하고, 웅장한 집의 대들보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쓸모가 없어서 산을 지킨다는 것은 쓰임이 없어 생명을 보전했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쓰임이 없다고 하지만, 나무는 그 자리에서 사계절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하여 사람들을 기쁘게 했을 겁니다. 커다란 그늘을 만들어서 한여름의 땀을 식힐 수 있도록 했을 겁니다. 나무의 이런 역할은 잊어버리고 결과만을 따지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인생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입니다. 얼마나 열정적으로 살아가고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얼마나 최선을 다해 살고 있는지 그 과정이 중요한 것이지,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어떤 일을 할 때 ‘꼭 성공해야 한다’는 결과를 향해 가면 자신이 힘이 듭니다. 오히려 ‘최선을 다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일을 하다보면 더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습니다.
산을 오를 때 산정상이 목표라면 참으로 재미없을 겁니다. 산을 오르면서 새소리도 듣고, 계곡물에 손도 씻어보고, 나뭇잎이 흔들리는 것도 보고, 시원한 바람을 만나고, 낮게 핀 들꽃도 들여다보는 그런 재미가 더 클 것입니다. 우리 인생도 그렇습니다. 인생이라는 먼 길을 가면서 그 과정을 즐겨야 합니다.
성공과 결과에 집착하다보면 오히려 일을 그르칠 수가 있습니다. ‘잘되면 좋고,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생각하면 마음의 부담이 적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세상엔 다양한 삶의 방식이 있고, 다양한 가치관이 존중합니다. 기성세대들이 정해놓은 성공의 틀에 갇혀서는 안됩니다. 흔히 사회에서 말하는 돈 많이 벌고, 이름을 얻고, 명예를 얻고, 권력을 얻고 이런 사람만이 성공한 것이 아닙니다. 각자의 길이 있습니다. 자신의 앞에는 자신만이 갈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이 세상이 필요로 하기 때문에 존재합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 모두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입니다.
지원스님
출처 : 현대불교신문(http://www.hyunbu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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